시대를 막론하고 교육이라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에 대한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지금과 제도적으로나 체계적으로는 많이 다르지만 교육을 중요시 하는 사회적인 관념, 개인적인 선호는 지금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예전 고려시대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고려시대의 어린이 교육은 오늘날처럼 제도화 되어있거나 체계적인 초등 교육 기관이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가정과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한 비공식적인 교육이 중심이 되었다. 유교적 전통 속에서 자식 교육은 부모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로 여겨졌으며, 특히 남자 어린이는 장차 과거시험을 통해 관직에 진출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았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글 읽기와 쓰기, 그리고 예절 교육을 중시하였다. 이러한 교육은 주로 가정 내에서 이루어졌으며, 아버지나 집안의 어른, 선생님, 혹은 지역 유학자들에 의해 지도되었다. 특히 지배층 가문에서는 어린이 시기부터 한문과 유교 경전의 초보적인 내용을 익히도록 교육하였다.
당시의 어린이 교육은 유교 윤리에 기초한 인성 교육을 가장 기본으로 삼았다. 유교의 기본 덕목인 효(孝)와 제(悌), 충(忠)과 신(信) 등은 어릴 때부터 부모나 스승을 통해 강조되었으며, 생활 속에서 직접 지도하고 실천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웃어른에게 인사하기,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 형제간 우애를 지키는 것 등은 단지 도덕이 아니라 아이의 인격 형성과 미래의 사회적 자질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여겨졌다. 고려 후기에는 성리학적 이념이 확산되면서 이러한 윤리 교육이 더욱 체계화되었고, 가정과 마을 공동체에서 이를 실천하도록 권장하는 분위기가 퍼지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서 고려 사회 전반의 문화적 토대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였다.
어린이들이 배우는 지식은 주로 기초적인 한자 교육과 유교 경전의 초문이었다. 대표적으로 천자문이나 동몽선습과 같은 기초 학습서가 많이 사용되었으며, 한자의 음과 뜻을 외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당시에는 문자 해독 능력이 지식인의 기본 소양으로 여겨졌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글자를 익히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서당이나 가정 교습을 통해 매일 반복적인 필사, 그리고 암송 훈련이 이루어졌으며, 성취도가 빠른 아이들은 조기에 논어나 소학 같은 경전에 진입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교육은 양반이나 중상층 가정의 자제들에 국한된 경우가 많았고, 농민이나 천민 계층의 어린이는 생계 노동에 더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형식적인 교육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또한 고려시대에는 어린이를 위한 전문 교육 기관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지만, 일부 고위 귀족 가문이나 지방의 명문가에서는 사적으로 사숙(私塾)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단순한 문자 교육을 넘어서 시문 창작이나 논어 관련 공부 등 과거 시험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교육이 이루어졌다. 어린 나이부터 이러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향후 국자감 입학이나 과거 응시를 위해 탄탄한 기초를 쌓을 수 있었고, 이로 인해 교육의 양극화가 자연스럽게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일부 사찰에서는 고아나 빈민 자녀들에게 글을 가르치거나 의식주를 제공하며 인도적 차원의 교육을 시도하기도 했는데, 이는 불교적인 사상에 따른 소수의 사례였다. 아쉽게도 국가 차원의 보편적 아동 교육 제도는 부재했기 때문에, 어린이 교육의 질은 전적으로 가정 배경에 달려 있었다.
고려시대의 어린이 교육은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라, 장차 자라서 사회적 역할 수행을 준비시키는 과정으로 인식되었다. 즉, 유교 사회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인격을 갖추고 예절과 지식을 실천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었으며, 이에 따라 이 시기의 교육은 전 생애 교육의 출발점으로 간주되었다. 이러한 교육 문화는 고려 후기 성리학의 영향을 받아 점점 더 체계화되며 조선시대의 서당 교육과 청소년 교육 체계로 계승되었다. 결국 고려시대의 어린이 교육은 오늘날과 같은 제도적 학교 교육은 아니었지만, 사회적 필요와 문화적 가치에 따라 자발적이고 가정 중심 교육으로 정착되었으며, 당시 사람들의 높은 학문 의식과 교육에 대한 집중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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